대구 분양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단지와 대형 건설사 브랜드라는 '더블 프리미엄'이 붙었음에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단지는 '줍줍(무순위 청약)'까지 진행했음에도 잔여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면서 분양시장 침체가 심화되는 분위기다. 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 SK 뷰' 아파트는 최근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대구 달서구 본리동 일원에 공급된 달서 SK뷰는 지난해 9월 실시한 청약에서 일반분양 526가구 중 150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풀렸다.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음에도 '완판' 시키지 못한 채 남은 20가구를 선착순 분양하게 됐다. 선착순 분양은 다주택자나 타지역 거주자도 분양받을 수 있어 마지막 '물량 털기'로 여겨진다. 대형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고 1169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임에도 미분양이 나온 것이다.
최근 대구에서는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대단지·브랜드 아파트의 경우에도 미분양이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월 분양한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는 982가구 모집에 무려 856가구 미달이 나오며 선착순 분양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공급한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는 759가구 모집에 356가구가 미달돼 현재까지 분양을 진행 중이다. 두 단지 모두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단지로 총 가구 수는750~980여에 달해 대단지에 버금가는 규모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10월 말 공급한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총 345가구 중 274가구 일반분양 청약을 실시했지만 5개 주택형 중 3개가 1순위에서 미달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5일부터 세 차례에 걸친 무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했다.
실제 대구 미분양 흐름은 점차 심화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미분양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대구 미분양 주택 수는 6572가구다. 전달 4561가구에 비해 44.1%에 달하는 2011가구가 늘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일명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2월 123가구에서 195가구로 약 58.5% 증가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공급 과잉이 지목된다. 지난 5년간 급등한 매매가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지역 수요 대비 많은 공급이 풀리며 미분양이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향후 몇 년간은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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